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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애 중드 - 옹정황제의 여인 최근 블로그에 투투장부주 같은 현대 드라마를 좀 다루었다. 대사로 현대 구어 공부하려고 그랬는데, 솔직히 내 취향 아니다... (첫사랑 환상이라곤 없는 본인)옛날에 중국인 친구가, [첫사랑 + 물리학과 다니는 순수한 남성] 조합으로 결혼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단 말을 들었을 땐 깔깔 웃었더랬지... 암튼 그래서인지 투투장부주 드라마 자체는 참 좋지만,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은 그닥 안 들었다. 최근 유튜브 보다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소개하는 걸 보곤 냅다 쿠팡플레이를 깔았다. 그런데 옹정황제의 여인이 있는 것 아닌가..! 한 5년 전쯤에도 봤었는데, 그 때는 한국어 자막이 없었다. 쿠팡플레이 건 한국어 자막이 있길래 당장 1화부터 보기 시작!1. 궁중 암투宫斗 의 맛을 알아버린 건 고등학생 때.. 2025. 3. 19.
[시 필사 3]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짧은 여행을 다녀온 후, 도서관에 들러 시집을 뒤적거렸다. 좋은 시집이 많았지만, 뭔가 좀 더 재미난 시집 없을까? 하고 찾던 찰나에,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라는, 경상도 사투리인 것이 분명한 제목을 발견했다. 첫장을 넘겨보니 이런 문구가 있다.칠곡군 인문학도시 성인문해교육의 성과를 가감없이 드러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아,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한거구나! 갑자기 호기심이 들불처럼 일어 덥석 집어왔다. 6·25 피란, 돌아가신 부모님, 노년의 외로움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었다. 다만 맞춤법이 군데군데 맞지 않았는데, 일부러 그대로 실었다고 한다. 사투리나 실제 발음을 그대로 적어내신 분들이 많아서, 따뜻하고 정감 가는 시집인 동시에 귀중한 언어 자료로 남을 수도 있겠다.나.. 2025. 3. 14.
시인이 쓰는 수필 - 현심이 [안현심, 천년의 시작] 가을학기 때 교수님 시집은 거의 읽어보았으나, 수필만은 읽지 않았다. 교수님의 배경을 전혀 모르는 채로, 어떤 분인지 먼저 체험한 후에 읽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다리 건너서 알게 되는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사전 정보 없이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성격은 이렇고 이러저러한 일을 하고 있어.' 라는 말을 듣지 않은 채로 상대의 눈을 먼저 보고 싶다. 사전 정보를 듣게 되면 아무래도 그 안경을 끼고 보게 되더라.  아무튼 이제 수업 두 학기도 들었고, 같이 밥도 두 번 먹었으니, 교수님의 자전 에세이를 읽어볼 시간이다!수필이야 심심찮게(주로 학교 다닐 때) 읽어왔지만, 시인이 쓰는 수필은 어떨까? 궁금했다. 음, 교수님이 주로 쓰시는 형식 .. 2025. 3. 3.
시 창작 수업 20 - 길 위에서 입춘과 함께 겨울학기 수업이 끝났다. 우수를 지나 경칩 쯤, 나의 3번째 시 수업인 봄학기를 시작한다. 첫학기(가을)는 괜찮다 싶은 시가 별로 없었다. 겨울학기도 반쯤은 마찬가지였는데, 1월 초에 한 번 세게 아프고 나서부터는 제법 나아졌다. 슬 등단을 생각해보라고 권유하셔서 기뻤다.1. 원작시의 배경사람이 살다보면 남 탓을 하게 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저런 원망을 하다보면, 결국 마지막엔 나에게 돌아온다. 그동안 자기비하, 자책이 나를 좀먹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만약 원망이 사람이 되어서 과거 시간으로 흘러가, 모든 시간대의 나를 하나하나 붙잡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별다른 말을 해줄 수 없을 것이다. 그 시간대의 내가 가진 최대의 정보 위에서 내게 옳다고 생각이 드는 결정을 했겠지, .. 2025. 2. 13.
시 창작 수업 19 - 내버려두세요 최근 3주 들어 시를 점점 짧고 간결하게 쓰게 되는 듯한데(교수님 영향인가), 그래서인지 수정이 적게 되어서 왔다. 내 시는 원래도 상당히 짧은 편이었다. 다른 분들 시는 표현도 다채롭고 행이 많아서 나도 길게 써보려 하였으나, 한 의미를 두 번 세 번 표현하는 것밖에 안되었다. 또 그런 표현들은 교수님 눈에 띄면 어김없이 잘려나갔고.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편한대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잘 썼다고 칭찬해주셨다. 허헛^^ 혹시 교수님께서 내가 칭찬에 춤추는 고래가 되었단 걸 아시고 일부러 칭찬해주시는 건지 약간 걱정은 되지만, 칭찬을 잘 받아들여서 성장하는 것도 좋은 거니까. 난 순순히 고래가 될래!1. 원작시의 배경밝게 웃는 건 참 좋지. 하지만 상당수 명작과 명곡이 우울감에서 비롯되었다는.. 2025. 2. 6.
뇌졸중에 걸린 신경해부학자 - [도서 :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작년에 이미 두 번 읽었다. 왠지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어서, 작년보단 꼼꼼히 읽어보았다. 처음엔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책 내용을 간단히 접했다.  질 볼트 테일러 박사. 하버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신경해부학자로 활동하던 도중 뇌졸중을 겪었다. 원인은 좌뇌에 있는 선천적인 기형으로 인해 발생한 출혈 때문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났더니 머리 왼쪽으로 통증이 스친다. 내내 사라지지 않다가 샤워 도중, 똑바로 서지 못해 벽을 손으로 짚었다. 내 손이 어디까지인지, 벽이 어디부터인지 분간이 되질 않는다. 머리의 끊임없는 재잘거림이 뚝뚝 끊기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온마음과 몸으로 평화가 밀려들어온다. 다행히 수술도 잘 되었고,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 덕에 8년 간 뇌의 기능을 꾸준히 회복하여 자신이.. 2025.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