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창작 수업23 시 창작 수업 23 - 아이처럼 이번 시는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몽땅 시에 넣어보았다. 평소에 요런 고민이 있었다 : 의식의 흐름을 줄줄 쓰면 운문보다는 짧은 산문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데, 보통은 '한 시에 한 주제'를 지향하며 시를 썼지만 이렇게도 써보면 어떨까? - 하는 생각으로, 많이는 자르지 않고 그대로 냈다. 그리고 합평 가서 반쯤 잘렸다ㅋㅋ 이것저것 섞어 놓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 (어릴 때 보던 만화, 릴케, 셰익스피어, 남가일몽 등 여러 개 섞어놓음) 과연 좋은 시는 어떤 시일까? 시는 산문의 '줄거리' 느낌보다는 시나리오 상의 '신(Scene)'에 가까운 것 같은데. (같은 장소, 같은 시간 내) 시 한 편에는 얼마만큼의 이야기를 담았을 때 좋을까? 질문이 드는 합평이었다.1. 원작시 아이 나는 다 컸다고들 하지만.. 2025. 5. 10. 시 창작 수업 22 - 흔들다리 한동안 시 수업 글을 거의 못 썼다. 이번학기는 시험 준비, 공모 준비를 해서 여러모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난 학기만큼은 자주 가지 못해서 영 아쉬웠지만, 뒤늦게라도 합평 시를 기록해 봐야지.1. 원작시 흔들다리 한 발만 내딛어도발 밑이 요동칩니다 나의 걸음과 운율이 맞지 않아발을 더 뻗어야 합니다 맞은편 단단함으로 내려서도여전히 일렁임이 남은 듯몸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두 다리를멈춰 세웠을 때에야알아차립니다흔들림은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2. 원작시의 배경시 그대로, 정말 흔들 다리 건넌 직후에 썼다. 그날은 마침 작은 수첩과 연필을 들고나간 참이어서. 수첩 꺼내서 시를 휘갈겨 쓰고는, 나름 소재를 잘 잡아냈다고 생각했었지. 사람이 살면서 풍파를 맞으면, 다 지나갔는데도 여전히 힘든 .. 2025. 5. 8. 시 창작 수업 21 - 꽃샘추위 봄학기 시작~이번 학기 시는 올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역시 올려야 시 공부를 더 많이 하는 거 같아서, 늦었지만 다시 올리기로!1. 원작시 숨은 봄 겨울이 미적지근하더니개구리가 깨어나려 하자매섭게 들이닥친다 막 들어서려던 봄에게눈구름을 퍼부어혼쭐을 내주었다 화들짝 놀란 봄은제 몸 가리지도 못할앙상한 매화 가지 너머로 숨어들어서 자신을 샘내는 겨울이풀리는 강물을 타고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2. 원작시의 배경23, 24년은 엘니뇨 해(年)여서 대따 더웠고, 25년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라니냐 해라고 한다. (24년 중후반부터 라니냐 발생 시작) 그래서 원래는 1월이 추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을 깨고 1월은 아주 따뜻했고 오히려 2월에 갑자기 한파가 몰아닥쳤다. 부산, 울산, 동부 경남은 눈이 .. 2025. 3. 21. 시 창작 수업 20 - 길 위에서 입춘과 함께 겨울학기 수업이 끝났다. 우수를 지나 경칩 쯤, 나의 3번째 시 수업인 봄학기를 시작한다. 첫학기(가을)는 괜찮다 싶은 시가 별로 없었다. 겨울학기도 반쯤은 마찬가지였는데, 1월 초에 한 번 세게 아프고 나서부터는 제법 나아졌다. 슬 등단을 생각해보라고 권유하셔서 기뻤다.1. 원작시의 배경사람이 살다보면 남 탓을 하게 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저런 원망을 하다보면, 결국 마지막엔 나에게 돌아온다. 그동안 자기비하, 자책이 나를 좀먹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만약 원망이 사람이 되어서 과거 시간으로 흘러가, 모든 시간대의 나를 하나하나 붙잡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별다른 말을 해줄 수 없을 것이다. 그 시간대의 내가 가진 최대의 정보 위에서 내게 옳다고 생각이 드는 결정을 했겠지, .. 2025. 2. 13. 시 창작 수업 19 - 내버려두세요 최근 3주 들어 시를 점점 짧고 간결하게 쓰게 되는 듯한데(교수님 영향인가), 그래서인지 수정이 적게 되어서 왔다. 내 시는 원래도 상당히 짧은 편이었다. 다른 분들 시는 표현도 다채롭고 행이 많아서 나도 길게 써보려 하였으나, 한 의미를 두 번 세 번 표현하는 것밖에 안되었다. 또 그런 표현들은 교수님 눈에 띄면 어김없이 잘려나갔고.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편한대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잘 썼다고 칭찬해주셨다. 허헛^^ 혹시 교수님께서 내가 칭찬에 춤추는 고래가 되었단 걸 아시고 일부러 칭찬해주시는 건지 약간 걱정은 되지만, 칭찬을 잘 받아들여서 성장하는 것도 좋은 거니까. 난 순순히 고래가 될래!1. 원작시의 배경밝게 웃는 건 참 좋지. 하지만 상당수 명작과 명곡이 우울감에서 비롯되었다는.. 2025. 2. 6. 시 창작 수업 18 - 슬그머니 요번 수업은 합평에 못가고, 수정된 시만 받아보았다. 합평본에, 이번에도 잘 썼다구 칭찬해주셨다. 허헛^^1. 원작시의 배경나는 여행가서 전망대 있으면 무조건 올라갔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도시 풍경을 보고, 번화가나 백화점 둘러보기, 삐까번쩍한 그런 곳 좋아했다. 그리고 작년에 대만가서는 완전히 반대로 했다. 헬스장 가고, 등산하고, 공원 가서 다람쥐 보면서 만두 까먹고, 몽돌 바닷가에 부직포 깔고 파도 구경하고. 아주 편-안하더라. 요즘은 구름 보는 것도 재밌어서 시로 쓸 지경이니. 일찍 센터 도착한 날에, 교수님께서 '이제는 자연이 좋더라고요.'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앞에서 박수치면서 '엄머 저도 요즘 그래요.' 하고 싶었으나, 내가 수줍음이 넘 많아잉... 산 속에 얼마간 살아보는 것도 좋을 .. 2025. 1. 2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