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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결국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거야 (2) [최서영, 북로망스]

by Bellot 2024. 6. 13.

최서영, 북로망스, 2024

 

 

오늘은 저번 글에 이어서 2장, 3장의 내용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2. 잘될 수밖에 없는 씨앗 심기

2장은 자신의 발전을 위한, 소소하지만 강력한 습관들을 추천한다.

 

2-7. 머릿속 배터리를 충전하는 법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만으로는 명확하게 나를 파악하기 어렵다.
흘러가는 생각을 잡아두려면 말로 옮겨보는 작업, 기록을 해봐야 한다.

내밀한 생각을 써내려가면, 어지러운 마음이 비워지고 알짜배기만 남는다.
나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속내를 깨닫게 되어 감정 정리에도 도움이 된다.
p. 108-109

 

 

나는 작년 말부터 머릿속을 종이에 옮겨적기 시작했다. A4용지 기준 앞 뒤로 100장쯤 썼다. 

저자의 말처럼, 기록을 하다보니 내가 몰랐던 나의 속내를 깨닫는 순간들이 있었다. 동시에 생각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속삭이는 말은 끝나지 않듯이.

 

그래서 블로그가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특정 주제(여행, 책 등)에 관해 쓰기 때문에, 주제를 벗어나는 생각까지는 뻗어나가지 않는다. 동시에 흩어져 있던 느낌/지식이 일정 틀 안에 구체화되면서, 나의 기저에 있던 생각에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Until you make the unconscious conscious, it will direct your life and you will call it fate. - 칼 융

당신이 무의식을 의식화할 때까지는, 그것이 당신의 삶을 결정하게 되는데 당신은 이를 운명이라 부른다.

 

 

 


 

3. 빛나는 오르막길을 걷기 위하여

3장은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짚고 넘어가야 할 것과 주의사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3-2. 게으름을 이기는 몰입의 요령

타인의 시선은 나를 시작하게 하고 지속하게 했다.
긍정적인 보여주기 욕구를 현명하게 활용하자.

 

나는 3장이 읽기가 조금 어렵다고 느껴졌다. 저자가 앞서 진술한 것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표현이 간혹 등장했기 때문이다. 가령 '남의 꿈을 꾸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라.', '인생에는 얼마든지 다양한 일이 있다.' 라고 한 뒤, '하기 싫고 힘든 게 일의 본질' 이라는 문장이 나오는 것과 같이 말이다.

 

물론 삶은 다채롭다는 특징이 있으니, 다양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여주기 욕구를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에도 공감하고. 다만 묘하게 모순적인 듯한 표현 사이에서, 나는 살짝 길을 잃었다.

 


 

사실 예전엔, 동의하기 어렵다면 우선 덮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읽는 방법을 택했다. 나중에 펴볼 때는 와닿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빌려 읽은 책이라 일단 다 읽어봐야 했다. 읽다보니 아차 싶었다.

아, 이 사람은 이런 경험을 했구나. 이 사람은 이러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나와는 느끼는 바가 다르구나.

내가 에밀리 디킨슨 시 읽을 때 [람타]를 인용했듯이, 내 경험을 벗어나는 범위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구나.  - 라고 느꼈다. 

 

저자를 직접 만나서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마 조금 더 받아들이기 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

4장은 삶을 대하는 전반적인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4-5. 위기를 헤쳐 나가는 법

위기는 그 사람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p. 231

여기에서는 저자의 친구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풍족한 환경에서 살다가 전 재산이 날아갔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고 자신만의 길을 찾은 사람이었다. 

 

우리 엄마는, 함께 하고 싶거나 오래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최소 3박 이상 일정의 여행을 떠나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여행에서 생기는 기쁨을 나눔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 등을 통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조금 극단적인 예시라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나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제목 그대로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돌아온 사람이다.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강제 수용소에 있었던 우리들은, 막사를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다음과 같은 진리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 빅터 프랭클, 이시형 역, 「죽음의 수용소에서」 - 인간의 정신적 자유

 

 

 


 

 

 

4-7. 주도권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결국 사람들은 마음속에 자기만의 답을 갖고 있다.
p. 242


내 인생은 내 몫이듯이, 다른 사람들의 인생도 그 각자의 몫이다.

 

난 어릴 때부터 내 직관을 따르는 면이 강했다. 물론 자라면서는 어느 정도 약해졌지만. 그래서 남들이 아무리 조언하고 자신들이 옳다고 여기는 방향을 추천해줘도, 내 마음대로 할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다른 사람들이 조언, 첨언하는 것 또한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마음에서 한 마디씩 건네곤 하니까. 심해진 적도 물론 있는데, 내가 선호하는 방향을 강력하게 권하기도 했다. 

 

 


 

 

조언과 도움이 정도가 지나치면, 조언자는 일종의 '구원자' 입장을 취하려고 한다. 내가 저 사람을 도와야한다,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상대를 도와주려고 하면서, 행동을 제어하려는 욕심이 살짝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자기만의 답을 갖고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한 사람의 구원자는 그 자신 뿐이다.

너희는 신성한 하나임(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 부음을 받았으니 모든 것을 아느니라. - 요한일서 2:20 (KJV)

 

 


3편까지 가면 너무 늘어질 것 같아, 2편에서 마무리지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렇게 많은 통찰을 얻게 될 줄은 몰랐다. 2번, 3번 읽고 기록까지 하고 나니 책과 더 친해진 기분이다.

 

어릴 때 방학 숙제 독후감은 그렇게도 쓰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할 말이 너무 많아 잘라내야 할 지경이라니.

 

추신. 도서 빌려주신 맛소금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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