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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 창작 수업25

시 창작 수업 13 - 인상 이번엔 소재 선정하느라 애 좀 먹었다.나는 주로 한 줄기 생각을 잡아다가 시를 쓰는데, 요번엔 생각을 잡아보면 빈 껍데기가 많았다. 역시 생각이 막힐 땐 아르키메데스식 해결법이 최고다.샤워하고 나오니 갑자기 생각이 나서, 짧게 한 편 쓴 뒤 최소한의 수정만 해서 제출했다. 수정을 많이 해서 내는게 꼭 장점이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합평에선 내가 처음 썼던 단어로 돌아갈 때도 있었고. 첫 느낌. 딱 떠오른 그 때가 오히려 좋은 걸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 이번엔 수정을 많이 하지 않았다.  1. 원작시 알아보기이번 시는 마지막 연에 중의적인 의미를 실었다. [턱 끝에 떨림]닭고기가 질겨서 잘 안 씹히니 턱에 힘이 들어간다. 과수원을 뛰어다녔던 닭의 생명력이 턱에서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사람은 감탄.. 2024. 12. 19.
시 창작 수업 12 - 자유로워지세요 [화] 16:00 안현심의 시창작 아카데미롯데문화센터입니다.culture.lotteshopping.com요번엔 합평에 참석하지 않고, 수정된 시만 받아보았다. 시를 손글씨로 적어보라는 의견이 들어온 김에, 이번 글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해보려 한다.합평시를 다시 수정해서 제3의 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사실 모든 수강생들이 합평작을 마음에 들어하진 않는다. 하지만 원작 유지를 고수하는 순간 합평에 힘이 빠진다. 고로 나는 합평에선 어떻게 수정이 되든 얌전히 듣고 있다. 그래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은, 무거워진 시를 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부분의 합평시가 원작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요번만큼은 합평시를 살짝 틀어보도록 하겠다.요번에 해보고 괜찮다면 다음번에도 해보기로ㅎㅎ 내.. 2024. 12. 13.
시 창작 수업 11 - 배추 [화] 16:00 안현심의 시창작 아카데미롯데문화센터입니다.culture.lotteshopping.com 가을학기가 끝나고 겨울학기 시작~수강생 전체가 그대로 재등록 + 1.  재등록을 망설였으나, 교수님의 권유로 한 학기를 더 등록하게 되었다.(원작시) 배추 나뭇잎이 빨갛게 물들 때나는 초록 꽃을 활짝 피우지요 빨간 잎이 떨어지면반가운 발걸음이 와서내 머리를 묶어준답니다 첫 눈이 내린 후나를 땅에서 뽑아내하얀 이불 꼼꼼히 덮어주었어요 다음날 흐늘거리는 내게빨간 옷을 입혀주곤내 긴 머리칼로 감싸주었어요 다들 나를 보며 활짝 웃어요내 치장이 잘 되었나봐요 정든 땅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나를 환영해줄 얼굴을 생각하면깜깜한 땅 속도 견딜 수 있어요1. 원작시 뜯어보기김장철을 맞아, 배추 1인칭 시점으로 시를 써.. 2024. 12. 4.
시 - 당신은 알까요 10주 간의 가을학기가 오늘로써 끝났다.문화센터 강의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오늘 수업에 가는 길엔 마음이 무거웠다.나는 멀리서 가는 것을 핑계로, 일찍 도착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제 때 도착할 시간에 기차를 타도 지연으로 늦게 도착하는 날도 있었고. 그래도 늘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분들을 뵈니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다들 진심이신데 나만 가볍게 생각했나 싶어서.(원작시) 욕심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하죠그게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세상에는 재미있는 것이 많잖아요단지에 꿀을 고이 담아두듯조금만 잡아두면 안되나요?손 안의 것을 꼭 쥐는 아이 같은 마음이,우리의 본성이 아니던가요내 손에 놓아두지 않으면누군가 먼저 가져갈지도 모르잖아요내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내 곁에 있지 않을 것 같단 말이에요이 전전긍긍하는.. 2024. 11. 12.
시 창작 수업 9 - 내 동생 [화] 16:00 안현심의 시창작 아카데미롯데문화센터입니다.culture.lotteshopping.com 날이 갑자기 확 추워졌다.저번주만 해도 외투를 잘 안 입었는데, 이번 수업때는 내복에 담 들은 바지 입고 장갑까지 끼고 갔다.  가을학기가 끝나가고 있나보다.  (원작시) 동생 집서울 사는 동생에게 갔다깨끗한 새 동네에 새 집언니 온다고 줄 세워둔 화장품하나 더 내놓은 베개가 나를 반긴다 혼자서도 잘 사는구나,밤공기 맞으며 저녁 먹다가 나온 한 마디너무 외로워 잘 정비된 도로, 우뚝 솟은 건물 사이에서느껴졌던 쓸쓸함이 동생을 비껴가진 않았나보다 매일 뛰어들어가는 그림 속엔내 가족은 없다집으로 돌아오면무덤덤한 적막만이 살짝 비껴설 뿐이다 언니가 있으니까같이 저녁도 먹고 너무 든든해 홀로 설 순 있어도혼.. 2024. 11. 7.
시 창작 수업 8 - 가시 [화] 16:00 안현심의 시창작 아카데미롯데문화센터입니다.culture.lotteshopping.com 가을학기 수업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겨울학기 수강신청을 받는 중. 이번 수업날은 아침부터 이것저것 할 것이 많아 바빴다.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도 할 일이 있었는데, 졸려서 자버렸다. 여담이지만 이동 때 쓰는 튜브형 목베개 말입니다... 난 아무리 해도 베개를 못 베더라.의자를 30도 이상 제끼는 게 아니면 고개가 자꾸 앞으로 고꾸라진다. 고속버스 5시간 탔다가 목 꺾이는 줄 알았다. 그래서 웬만하면 기차나 비행기를 이용하는 편. (원작시) 가시 목에 가시가 걸렸다보리차 세례에도 끄떡 없기에한 토막 남은 갈치를 뒤로하고 집을 나선다 의사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긴장도 않고빠진 가시는 손톱만큼도 안 되었다.. 2024.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