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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월 대만 여행

[2024 - 1월] 대만 여행 - 16. 여행 11일차 (타이난 - 질란디아 요새, 안핑수옥, 쓰차오터널, 도소월)

by Bellot 2024. 2. 13.

타이난은 바닷가 주변으로 주요 관광지가 모여있다.

 

아침에 질란디아 요새로 가는 버스를 타서, 기사님께 이거 쓰차오 가나요? 물어봤다.

그 방향으로 가긴 한데, 쓰차오까지는 안 갑니다. 그건 다른 버스에요. 내려서 자전거나 택시를 타세요. 

버스 번호는 같은데(2번 버스), 쓰차오까지 들어가는 노선은 하루에 5번 있다. 

 

근데 지금 찾아보니 더 빠르게 쓰차오 터널로 가는 99번 버스가 생겼네..? 나 있을 때는 2번 밖에 없었는데ㅠㅠ 설마 구글맵이 안 가르쳐준 건 아니겠지

 

 

 


 

1.  질란디아 요새 (安平古堡)

한글 이름과 중문 이름이 전혀 달라 헷갈릴 수 있다. 중문명은 安平古堡(an1 ping2 gu3 bao3) (위치링크)

 

입장료 70위안(약 3000원). 관광지 통합 입장권도 따로 판매하는데, 난 그냥 개별 구매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건설한 요새이다. 가보면 곳곳에 대포 모형이 있다. 다만 동인도회사가 건설한 부분은 담벼락 일부 외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옆에 박물관도 있는데, 청대와 일제통치시기에 관공서로 쓰이던 것이다.

 

전망대와 전시관의 모습
정성공 동상

 

전시관 안에는 기념품 판매와 더불어 타이난의 주요 역사를 연표로 전시한다. 타이난의 국립대학 이름(국립성공대학)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이난에서는 정성공이 굉장히 유명하다. 

 


질란디아 전시관의 정성공 인물도

 

鄭成功(zheng4 cheng2 gong1, 정성공)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몰아내고 동녕국을 세운 인물이다. 전시 자료에 따르면, 정성공이 동녕국을 세운 이후부터 한족이 대만으로 많이 이주했다고 한다. 실제로 대만의 한족은 명/청대에 복건성(대만과 가까운 중국 남부지역)에서 이주한 비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國姓爺(guo2 xing4 ye2, 국성야) 라는 명칭으로도 유명한데, 남명 대에 국성인 주씨 성(명의 시조는 주원장)과 성공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Koxinga 라고 표기한다.

 

동녕국은 21년간 존속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3대에 그침) 정성공이 존재했던 기간은 짧았지만, 대만인에게는 네덜란드로부터 대만을 탈환한 인물로 강렬한 인상이 남은 모양이다.

 

타이난 여행을 하다보면 Koxinga 라는 명칭을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2.  안핑수옥 (安平樹屋)

安平樹屋(an1 ping2 shu4 wu1, 안평수옥). 안핑이나 안평이나 크게 차이 안나니까^^ 안핑으로

입장료 70위안(약 3000원). (위치링크)

 

일제통치시기에 덕기양행(무역상점)의 창고로 쓰였는데, 반얀트리가 창고 골조를 휘감아 멋진 나무집이 되었다.

洋行(yang2 hang2 양행, 외국 상품 취급하는 상점을 일컫던 옛말)

 

 

전체가 엄청 큰 건 아니지만, 반얀트리가 휘감긴 모습이 꽤나 신기하고 재밌었다. 옆의 벤치에 앉아 햇볕을 좀 쬐다가, 쓰차오터널로 향했다.

 

 


 

 

3.  쓰차오녹색터널 (四草綠色隧道)

구글 지도에서는 Sicao Green Tunnel 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위치링크) 

 

안핑수옥에서 쓰차오터널까지는 택시를 탔다. 안핑수옥에서 조금 걸어가서 탔더니, 택시비 120위안 나왔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라 자전거 타도 되긴 한데, 현지 번호 있는 유심으로도 유바이크 등록이 안 되더라. 번호 입력칸에서 자꾸 오류남ㅠㅠ 

 

매표소 가면 배가 두 종류다. 台江航線(tai2 jiang1 hang2 xian4, 타이강 항로)와 綠色隧道(lv4 se4 sui4 dao4, 녹색터널) 배 타는 시간과 경로는 다른데 가격은 똑같다. 맹그로브 숲속 배를 타려면 綠色隧道로 타야 한다.

 

뱃삯 200위안(약 8,600원). 근데 배가ㅋㅋ 그냥 판판한 바닥에 목욕탕 의자 놓여있다.

 

 

배 타면 사람들이 사진 찍는다고 난리다. 중간에 두어 번 잠깐 세워서 사진 찍도록 해주니까, 나무 감상에 집중해도 된다. 가이드 한 분 타서 나무 설명을 해주시는데, 중국어로만 설명한다.

 

나무를 감상하는 게 의미있는 거지, 나무 종류가 뭔지 굳이 알아야되는 건 아니니까. 못 알아듣더라도 상심하지 말기를. 나도 절반만 알아들었다.

 

 

 


 

 

4.  도소월 (저녁식사)

대만 여행 중 먹은 음식 중에 최고! 너무 내 취향이고 맛있었다!

중문 이름은 度小月擔仔麵 (du4 xiao3 yue4 dan1 zai3 mian4). 단자이면이 유명하다. 하야시 백화점 주변으로 본점과 분점 하나 있는데, 나는 본점에 갔다. (위치링크)

 

주문 때 zi(즈)로 읽었더니, zai(자이)로 읽어주셨다. 이 날은 몰랐는데, 다음날 또 갔더니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는 걸 알았다. 

 

단자이면 일반면
단자이면 소면

 

두 개 다른 메뉴에요! 똑같은데 면이 다르다. 위에 건 擔仔麵(일반면), 밑에 건 擔仔米粉(쌀국수면) 나는 쌀국수면이 좀 더 취향이긴 했다.

 

근데 가격이 50위안이라서 엄청 싸네? 생각하고 시켰는데, 그릇이 진짜 작다. 소식가인 나도 한 그릇으로는 배가 안 찰 정도. 두 그릇 먹었더니 적당히 배가 찼다.

 

 

 


 

 

혼자 여행 다니면서 늘 외로움을 조금씩 느꼈는데, 이 날 오후에는 외로움이 극에 달했다ㅠㅠ

근데 단자이면 먹고 싹 까먹었다. 맛있음이 외로움을 말끔히 씻어주더라.

 

단자이면 먹으러 타이난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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