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광고와 거리두기)
영화 본 지 좀 되었는데 어쩐지 계속 생각나서 후기를 써보려 한다.
상영시간 2시간인데 중간에 졸았다. 중반부는 스릴이 없고 평이한 장면들이 많아서 스르륵 눈이 감기더라... 교황 선출장이 시끄럽진 않으니까^^ 하지만 한 번쯤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
concláve는 라틴어로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뜻이고, 교황 선출회/비공개 주교회의를 뜻하기도 한다. 교황 선출 시 외부와 단절된 채로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뜻의 콘클라베가 되었을까?
1. 오명 없는 후보는 있는가?
정말로 오명 하나 없는 후보가... 없다.
주요 후보 모두 결격 사유가 될만한 사건들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었고, 로렌스 추기경은 교황 후보들의 오점을 하나하나 찾아내면서, 교황으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들을 후보에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거의 명탐정 코난) 선대 교황의 비밀문서를 찾았을 때는 '이게 추리물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2. 꺄악
교황 투표 한창 하는 중인데 밖에서 테러 일어났다. 끄악
외부와의 완벽한 단절을 지향하는 콘클라베인데, 건물 윗부분의 벽이 터진다. 이 사건으로 콘클라베는 중지되고, 추기경들은 외부의 문제들에 대해 교황청이 견지해야 할 입장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3. 새 교황의 이름
여러 번의 투표 끝에, 마침내 선출된 새 교황.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 선택하라는 말에, 새 교황은 인노켄티우스(innocentius)라고 답한다. '인노첸시오'라고도 발음하는 이 단어는, 이미 이전에 쓰인 적이 있는 교황의 이름. 무슨 뜻일까?
innocéntĭa : 라틴어로 무죄, 결백을 뜻한다. 아마 영어의 innocent가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innocéntĭa라는 이 단어는 '타락하기 전의 인류가 초자연적 은총을 받은 상태'라는 신학적인 의미도 있다. 그리고 '여성형 명사'이다.
영화를 보고 교황으로 선출된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면, 이 라틴어 단어의 의미가 대사에 다 녹아들었단 걸 알 것이다.
4. 상징은 많은데, 묘하게 졸린 영화
내가 가져온 이미지를 보면 대체로 다 어둡다. 영화관도 어두운데 영화도 어두워. 중반부는 또 잔잔해서 살짝 졸았지만... 그렇다고 빼야 할 장면이 있는 건 아니었다.
비유와 상징을 촘촘하게 엮어두어서, 대사가 아닌 곳에서 드러나는 의미를 생각해 보기 좋은 영화였다. 난 이런 거 좋아! 관객 각자가 영화를 어디까지 해석하고 받아들일지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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