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모음집 2번이 많이 늦어지게 되었군.
메갈로사우루스 글 쓰는데는 2주 넘게 걸렸다. 블로그에 넣기 적합한 내용은 어디까지일까..? 고민도 하고, 사이트마다 제공하는 정보량이 천차만별이라 꽤 애먹었다.
그래도 여기서 공룡 모음집이 끝날 순 없지! 요번에 본 극장판 짱구에서 내가 몰랐던 공룡 이름도 등장하는 걸 보니, 한세월 걸리더라도 1편에서 멈출 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 최초 발견! 이빨 화석
1822년 영국의 메리 앤(Mary Ann)이라는 여성이, 서식스 주의 숲에서 이빨 모양 화석을 발견했다. 그리고 메리는 이 화석을 남편인 기디언 맨텔(Gideon Mantell)에게 주었다.
기디언 맨텔은 이를 런던 왕립학회에 제출했지만, 윌리엄 버클랜드를 포함한 사람들이 물고기 이빨이겠지~ 하고 무시해버리고 말았다. 1편에 등장했던, 조르주 퀴비에마저 외면ㅠㅠ (사실 퀴비에는 바로 다음날 생각을 바꿨으나 어째서인지 맨텔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아쉽게도 1822년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1824년 윌리엄 버클랜드가 메갈로사우루스에 대해 발표하면서 판도가 바뀐다. 버클랜드는 이구아노돈 화석을 다시 보고는 거대한 도마뱀의 이빨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힘입어 맨텔은 조르주 퀴비에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내가 찾은 이빨 한 번 더 봐줘..!)
조르주 퀴비에는 이전의 실수를 인정하고(내가 잘못 봤어;), 이 이빨이 파충류의 것이며, 거대한 초식동물이었을 것이다! 라고 답했다.
2. 이구아나의 이빨
이구아노돈은 '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뜻이다. 이구아나 + 그리스어 ὀδών(odon, 이빨)이 합쳐진 것이다.
맨텔은 현대의 파충류 이빨과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여, 헌터리안 박물관을 방문한다. 거기서 보조 큐레이터였던 새뮤얼 스터치버리(Samuel Stutchbury)가, 이구아노돈의 이빨 화석이 현대 파충류 중 이구아나의 이빨과 비슷하다 - 라는 것을 발견해냈다. 그 후 맨텔이 이구아노돈이라고 명명했다.
3. 코뿔이냐, 손가락 뼈냐
1854년에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 공룡 전시관에 있던 이구아노돈 조각상. (크리스털 팰리스 지금도 런던에 있다.)
이 때는 발견된 골격도 불완전하고, 공룡에 대한 개념이 이제 막 정립되었던 시기라 코뿔소 같은 모습이었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래서 앞발 엄지가 돌출된 부분을 코뿔로 생각했다.
이후 1878년에 벨기에 베르니사르(Bernissart)의 석탄 광산에서 최소 38마리의 유해가 발견되어, 이 오해가 풀리게 된다. 고생물학자였던 루이 돌로(Louis Dollo)가 발굴된 화석을 연구하여, 코뿔로 알고 있었던 뼈를 엄지손가락이라고 주장한 것!
엄지손가락! 뼈 자체가 돌출이 되어있고, 겉은 케라틴으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4. 논란+1. 이족보행? 사족보행?
다만 루이 돌로는 캥거루와 비슷하게 꼬리는 질질 끌고, 앞발을 들고 다녔을 것이다! 라고 추정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네 발로 걷는 동물은 앞다리+뒷다리가 비슷한데다(이구아노돈은 다르다), 척추도 두 발 동물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그렇게 추정한 것인데, 이 오해는 또 100년 동안 남았다.
하지만 꼬리 부분에 뻣뻣한 힘줄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화석에서도 발견되었던 것이다. 고로 루이 돌로는 공룡을 삼각대처럼 세우려고 꼬리를 부러뜨린 게 된다...
1960년대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안내에 나오던 그림이다. 이 때까지도 이구아노돈이 올바르게 복원되지 못했단 뜻.
이후 1960-70년대에 시작된 이른바 '공룡 르네상스' 시기에, '공룡은 느리고 굼뜬 파충류가 아니라 활동적인 동물일 수 있다.' 라는 주장이 등장하면서, 공룡의 골격에 대한 재조명 물결이 일게 된다.
그리고 1980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B. 노먼(David Bruce Norman)이 이구아노돈을 더 연구한 결과, '꼬리는 수평에 가깝게 들고 다녔을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 이구아노돈 화석을 사족보행의 모습으로 전시하고 있으나, 원래 이족보행 전시물도 남아있다. 이유는 위치를 바꾸기엔 화석이 너무 연약하기 때문^^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 연구소에서 이렇게 전시되고 있다.
내가 소장한 공룡대백과 책을 봐도, 꼬리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 대략적인 크기
몸길이는 대략 9~11m, 몸무게는 3~4.5톤 정도로 추정한다. 백악기 초기
두 발로 걷거나 네 발로 걸을 수 있었으며, 꼬리를 들고 다녔을 것으로 추정!
이구아노돈 대표 종은 이구아노돈 베르니사르텐시스(Iguanodon bernissartensis)와 이구아노돈 갈벤시스(Iguanodon galvensis). 갈벤시스는 스페인에서 발굴되었다.
6. 비슷한 친구들
위키피디아에서 이구아노돈 종류 찾다가 웬 PDF파일을 하나 타고 들어가게 되었는데, Iguonodont 공룡 속과 종의 개정된 분류학..? 이라는 논문에 들어가게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보니 조각류 공룡들이 정말 비슷하잖아!
A - 캄프토사우루스 / B - 이구아노돈 베르니사르텐시스 / C - 만텔리사우루스(과거엔 이구아노돈 atherfieldensis) / D - Dollodon bamping(과거엔 이구아노돈 bampingi) / E - 프로박트로사우루스 / F - 오우라노사우루스 / G - 람베오사루우스 / H - 코리토사우루스
캄프토, 오우라노, 람베오, 코리토사우루스는 내가 본 공룡대백과에 있었다. 조각류라는 공통점이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의외로 공룡 1편 글을 찾는 사람이 꾸준히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공룡 정보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글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본문 링크 외 추가 참고 사이트~ 영국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Iguanodon: the teeth that led to a dinosaur discovery
Discover how sparkling roadside rocks paved the way for everything we know about Iguanodon.
www.nhm.a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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